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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이유가 없는데 팔고 싶은 이유 — 훌륭한 기업과 매도 충동의 뇌과학

훌륭한 기업인 걸 알면서도 왜 팔고 싶어질까요? 책, “투자, 진화를 만나다”를 통해 접할 수 있는 투자 철학과 처분 효과, 완결 욕구, 후회 회피의 뇌과학으로 매도 충동의 정체를 설명합니다.

팔 이유가 없는데 우리는 쉽게 매도합니다

“투자, 진화를 만나다”를 읽다가 이 문장에서 멈췄습니다.

“훌륭한 기업은 굉장히 드물고, 거의 항상 매수할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아주 드물게 매수하고, 매수할 때는 많이 한다. 이렇게 성공한 기업이 정체 상태에 있는 것을 고려하면, 힘들게 매수한 걸 매도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Pulak Prasad, What I Learned About Investing from Darwin (출처: Pulak Prasad, What I Learned About Investing from Darwin, 2023)

맞는 말입니다.

평소 투자하고 싶던 기업을 우연히 주가가 떨어졌을 때 매수했습니다.

그 기업이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았습니다. 10년 재무제표도 여전히 건강합니다.

팔 이유가 없습니다. Prasad의 말처럼.

그런데 이상합니다.

주가가 두 달째 옆으로만 기고 있습니다.

아무런 뉴스가 없습니다. 시장은 조용합니다. 그 기업은 오늘도 묵묵히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습관처럼 주가를 확인하던 어느 날, 갑자기 매도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팔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압니다. Prasad의 문장도 기억합니다. 이 기업이 훌륭하다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손이 먼저 움직입니다.

왜 그럴까요.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확신이 부족해서도 아닙니다.

뇌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기업을 아는 것과 그 기업을 들고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뇌의 문제입니다.

Prasad가 말하는 것 — 팔 이유가 없습니다

훌륭한 기업의 정의

Prasad가 말하는 훌륭한 기업은 어떤 기업일까요.

다윈의 자연선택 개념에서 끌어옵니다.

자연선택에서 살아남는 종은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가진 종입니다. (출처: Pulak Prasad, What I Learned About Investing from Darwin, 2023)

투자에서도 같습니다.

경쟁자가 쉽게 복제할 수 없는 해자. 10년 이상 유지된 높은 ROE. 고객이 반복적으로 돌아오는 사업. 부채보다 현금이 많은 재무 구조. 경영진이 과거 약속을 지켜온 역사.

이 항목들은 Prasad의 투자 철학을 교육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예시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이런 기업은 드뭅니다. Prasad는 그것을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훌륭한 기업은 굉장히 드물다.”

드물게 사고 많이 산다는 것의 의미

드물기 때문에 주가는 항상 높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충분히 내려올 때까지. 시장이 그 기업을 오해하는 순간까지. 불확실성 때문에 다들 팔 때까지.

그리고 그 순간이 오면 망설이지 않고 크게 삽니다.

이것이 Prasad가 말하는 집중 투자의 논리입니다.

드물게 찾고 어렵게 기다리고 크게 삽니다.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Prasad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힘들게 매수한 걸 매도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그렇다면 왜 우리는 팔고 싶어지는가

논리적으로는 팔 이유가 없습니다.

훌륭한 기업이라는 판단이 바뀌지 않았습니다.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았습니다. 경영진도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손이 매도 버튼으로 향합니다.

이것은 논리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식의 문제도 아닙니다.

뇌의 구조적 문제입니다.

Prasad의 철학은 완벽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뇌가 합니다.

그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핵심 포인트

훌륭한 기업은 드물고 매수하기도 어렵습니다. 드물게 매수하고 많이 산다는 것은 오랜 기다림과 큰 확신의 결과입니다.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았다면 팔 이유가 없다는 것이 Prasad의 논리입니다. 그런데 뇌는 다른 이유로 팔고 싶어합니다.

처분 효과 — 수익이 클수록 팔고 싶어집니다

수익 구간에서 위험 회피자가 되는 뇌

훌륭한 기업을 오래 들고 있으면 수익이 납니다.

그것이 훌륭한 기업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익이 날수록 이상하게도 팔고 싶어집니다.

이스라엘의 심리학자 카너먼과 트버스키가 발견한 것이 바로 이겁니다.

수익 구간에서 인간은 위험 회피자가 됩니다. (출처: Kahneman & Tversky, Econometrica, 1979)

확실한 수익이 눈앞에 있습니다. 더 오를 수도 있지만 내려올 수도 있습니다.

뇌는 불확실성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확실한 수익을 지금 확정하고 싶어합니다.

수익이 클수록 처분 충동이 강해지는 역설

여기서 역설이 생깁니다.

훌륭한 기업일수록 수익이 크게 납니다. 수익이 크게 날수록 처분 충동이 강해집니다.

평범한 기업에서 10% 수익이 났을 때 팔고 싶은 충동과 훌륭한 기업에서 100% 수익이 났을 때 팔고 싶은 충동은 같은 구조지만 강도가 다릅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언제 빠질지 모른다.” “수익을 확정하자.”

행동재무학자 셰프린과 스태트먼이 처분 효과라고 부른 것입니다. 수익이 난 종목을 빨리 팔고 손실이 난 종목을 오래 들고 있는 패턴. (출처: Shefrin & Statman, Journal of Finance, 1985)

훌륭한 기업을 가장 오래 들고 있어야 하는데 우리에게 처분 충동이 가장 강한 것이 바로 그 훌륭한 기업이라는 겁니다.

주가 정체 구간이 처분 충동을 더 자극합니다

Prasad의 문장에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기업은 정체 상태가 기본값이다.”

주가가 옆으로 기는 구간.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상태.

이 구간이 처분 충동을 더 강하게 만듭니다.

도파민은 보상을 예측할 때 분출됩니다. 주가가 오를 때 도파민이 나옵니다.

그런데 주가가 옆으로만 기면 도파민 자극이 없습니다.

뇌가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이 돈으로 다른 것을 사면 어떨까.” “저 종목은 요즘 잘 오르던데.” “여기 묶어두는 게 맞나.”

지루함이 만드는 이탈 충동.

훌륭한 기업이 가장 지루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바로 정체 구간입니다.

핵심 포인트

수익 구간에서 뇌는 위험 회피자가 됩니다. 확실한 수익을 빨리 확정하고 싶어합니다. 훌륭한 기업일수록 수익이 크고 처분 충동도 더 강해집니다. 주가 정체 구간에서 도파민 자극이 줄어들고 지루함이 이탈 충동을 만듭니다. 처분 효과가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대상이 가장 오래 들고 있어야 할 기업입니다.

완결 욕구와 후회 회피 — 끝내고 싶은 뇌

열린 포지션이 만드는 인지적 부담

훌륭한 기업을 들고 있는 상태는 뇌 입장에서 열린 포지션입니다.

미완성 과제는 완성된 과제보다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출처: Zeigarnik, B., Psychologische Forschung, 1927)

주식을 들고 있는 한 그 주식은 계속 머릿속에 남습니다.

“오늘 얼마나 됐지.” “혹시 무슨 뉴스 없나.” “언제 팔아야 하지.”

이 인지적 부담이 보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쌓입니다.

훌륭한 기업은 오래 들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래 들고 있을수록 인지적 부담도 누적됩니다.

매도는 그 부담을 한 번에 해소합니다. 뇌가 그것을 선택하려 합니다.

“더 오르면 어쩌지”보다 “내리면 내 탓”이 더 두렵습니다

후회 회피가 작동합니다.

길로비치와 메드벡의 연구입니다. (출처: Gilovich & Medvec, Psychological Review, 1995)

단기적으로는 행동 후회가 더 고통스럽습니다. “내가 했기 때문에”라는 자기 비난이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기업을 계속 들고 있다가 주가가 내리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봅니다.

“계속 들고 있었더니 내렸다.” 내 판단으로 들고 있었습니다. 내 탓이 됩니다. 자기 비난이 옵니다. 행동 후회입니다.

지금 팔았다가 더 오르는 시나리오는 다릅니다.

“팔았더니 더 올랐다.” 시장이 오른 것뿐입니다. 내 탓이 아닙니다. 아쉽지만 자기 비난은 없습니다. 비행동 후회입니다.

뇌는 자기 비난이 따라오는 시나리오를 더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지금 팔아서 “내 탓”이 될 가능성을 제거하려 합니다.

Prasad가 말하는 것처럼 팔 이유가 없는 기업인데도 “내리면 내 탓”이 될 것 같은 두려움이 매도 버튼으로 손을 이끕니다.

사회적 비교가 충동을 키웁니다

커뮤니티를 열면 다른 종목들이 오르고 있습니다.

내가 들고 있는 훌륭한 기업은 두 달째 옆으로 기고 있습니다.

“저 종목은 한 달에 30% 올랐네.” “나는 왜 이 종목만 들고 있을까.” “바꿔야 하나.”

인간은 집단의 판단을 따르도록 진화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다른 종목으로 수익을 낼 때 혼자 정체 구간에 있는 것이 진화적으로 불안한 신호입니다.

이 사회적 비교가 완결 욕구와 후회 회피 위에 더해집니다.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합니다. 뇌는 매도 버튼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핵심 포인트

열린 포지션은 뇌를 계속 잡아당깁니다. 보유 기간이 길수록 인지적 부담이 쌓입니다. “내리면 내 탓”이라는 자기 비난 두려움이 매도 충동의 핵심입니다. 사회적 비교가 이 충동을 더 강화합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할 때 팔 이유가 없는 기업도 팔고 싶어집니다.

매도 충동을 이기는 것은 의지력이 아닙니다

알면서도 팔게 되는 이유

Prasad의 문장을 알고 있습니다. 처분 효과도 알고 있습니다. 후회 회피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지식이 매도 버튼 앞에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번아웃 상태에서 주가 정체 구간을 보고 있을 때. 수면이 부족한 날 증권사 앱을 열었을 때. 커뮤니티에서 다른 종목 수익 인증을 본 직후.

전전두엽이 약해진 상태에서 처분 효과와 완결 욕구와 후회 회피가 동시에 작동합니다.

지식이 감정을 이기지 못하는 순간입니다.

의지력으로 막으려 하면 대부분 실패합니다. 의지력은 소모되는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미리 만든 매도 원칙이 충동을 대신합니다

현실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뇌가 냉정할 때 미리 매도 원칙을 만들어두는 것입니다.

Prasad의 논리에서 원칙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다음 중 하나가 바뀌었을 때만 파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해자가 구조적으로 훼손됐을 때. 경영진의 정직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재무 구조가 돌이킬 수 없이 나빠졌을 때. 사업 모델이 구조적으로 위협받을 때.

이 네 가지 중 어느 것도 바뀌지 않았다면 주가가 정체되어도 더 좋은 종목이 눈에 띄어도 커뮤니티가 시끄러워도

원칙이 대신 판단합니다.

“해당 없음. 팔지 않는다.”

뇌가 흥분한 상태에서 이 원칙을 꺼내보는 것.

충동이 아닌 원칙이 판단하는 구조입니다.

이 항목들은 교육적 참고 사항이며 개인의 투자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훌륭한 기업을 파는 것이 더 큰 실수입니다

처분 효과 연구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있습니다.

수익이 난 종목을 일찍 판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더 낮은 수익률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참고: Odean, T., American Economic Review, 1999)

훌륭한 기업을 충분히 오래 들고 있지 못한 것이 나쁜 기업을 오래 들고 있는 것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수익률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Prasad가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훌륭한 기업을 찾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찾고 나서 들고 있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그 어려움의 원인이 지식 부족이 아니라 뇌의 구조적 반응이라는 것을 알면

조금 다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

지식이 있어도 감정이 이기는 순간이 있습니다. 의지력으로 막으려 하면 대부분 실패합니다. 뇌가 냉정할 때 미리 만든 매도 원칙이 충동을 대신합니다. 해자, 경영진, 재무 구조, 사업 모델 중 어느 것도 훼손되지 않았다면 팔지 않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훌륭한 기업을 일찍 파는 것이 더 큰 기회 비용이 될 수 있습니다.

팔고 싶은 것은 뇌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 문장으로 돌아옵니다.

“힘들게 매수한 걸 매도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이제 이 질문이 다르게 읽힙니다.

Prasad는 논리적으로 묻고 있습니다. 그런데 뇌는 논리와 다른 이유로 팔고 싶어합니다.

수익이 크기 때문에. 오래 들고 있어 지쳐서. 다른 종목이 오르는 게 보여서. 내리면 내 탓이 될 것 같아서.

이 이유들은 모두 훌륭한 기업의 펀더멘털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뇌가 만들어내는 이유들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요.

뇌를 바꾸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처분 효과를 없애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대신 뇌가 냉정할 때 미리 원칙을 만들어두는 것입니다.

해자가 훼손됐는가. 경영진이 바뀌었는가. 재무 구조가 나빠졌는가. 사업 모델이 위협받는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면 팔지 않는 것.

이것이 Prasad가 제안하는 방향입니다.

훌륭한 기업을 찾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것을 들고 있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 어려움의 원인을 알면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핵심 요약

훌륭한 기업은 드물고 매수하기도 어렵습니다 수익이 날수록 처분 충동이 강해집니다 주가 정체 구간에서 지루함이 이탈 충동을 만듭니다 열린 포지션의 인지적 부담이 매도를 유혹합니다 “내리면 내 탓”이라는 두려움이 핵심입니다 의지력이 아닌 미리 만든 원칙이 충동을 대신합니다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았다면 팔지 않는 것이 Prasad가 제안하는 방향입니다

참고 자료

Pulak Prasad, What I Learned About Investing from Darwin (2023), Columbia University Press Daniel Kahneman & Amos Tversky, Prospect Theory, Econometrica (1979) Hersh Shefrin & Meir Statman, The Disposition to Sell Winners Too Early and Ride Losers Too Long, Journal of Finance (1985) Thomas Gilovich & Victoria Medvec, The Experience of Regret: What, When, and Why, Psychological Review (1995) Bluma Zeigarnik, Psychologische Forschung (1927) Terrance Odean, Do Investors Trade Too Much?, American Economic Review (1999)

면책 조항

본 콘텐츠는 투자 철학 및 행동경제학 연구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입니다. 특정 종목 추천이나 투자 조언이 아니며 모든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본 글에서 언급된 매도 원칙은 교육적 참고 사항이며 투자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필요 시 공인 투자 전문가 또는 금융 자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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